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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제 학교는 School Company가 되어야 한다

고승원
2025-04-28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지금, 학교라는 공간은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곳에 머물 수 없다. 교실 밖 현실은 상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산업 현장은 아이디어가 즉시 제품과 서비스로 바뀌는 속도로 움직인다. 이런 시대에 학생들이 “시험을 잘 보는 법”만 익힌다면, 그들이 마주할 미래는 낯설고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학교는 ‘school company’, 곧 ‘학교 안에서 창업을 경험하는 교육’의 장으로 변모해야 한다.

AI는 이미 창업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코드 한 줄 없이 웹앱을 만들고, 디자인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하며, 사용자 인터뷰 결과를 실시간으로 요약·분석해 주는 도구들이 등장했다. 과거라면 성인 창업가조차 수개월이 걸렸을 일들이 이제는 며칠 만에 완성된다. 이런 환경에서 ‘창업 경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창업은 곧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검증하며, 시장과 소통하는 전 과정을 체험하는 학습이기 때문이다. AI는 이 과정의 기술적 허들을 제거해 주고, 학생들은 실패와 피드백, 개선이라는 본질적 학습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school company’ 모델은 학교에서 정규 교과 안에 아이디어 발굴, 프로토타이핑, 사용자 검증, 피벗과 반복이라는 스타트업 사이클을 녹여야 한다. 음악 시간에는 AI 작곡 툴로 만든 음원을 NFT로 배포해 수익 모델을 시험해 보고, 과학 시간에는 환경 데이터를 수집·시각화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앱을 출시하게 할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성적표 대신 실제 사용자 수, 수익, 사회적 임팩트 같은 지표로 평가받는다. 점수보다 ‘효용’이 배움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물론 학교가 기업이 되면 우려도 따른다. 지나친 실용주의가 인문·예술적 성찰을 약화시킬 수 있고, 실패 경험이 성적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그러나 창업 교육의 목표는 ‘모두가 CEO가 되자’가 아니다.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협업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며, 실패를 데이터로 전환해 다음 시도를 설계하는 사고방식을 익히는 데 있다. 이는 예술가든 과학자든, 어떤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필수적인 AI시대의 역량이다.

실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첫째, 교사는 ‘컨설턴트형 멘토’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학생 팀의 문제 정의와 실험 설계를 돕고, 적시에 외부 전문가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둘째, 교실은 메이커 스페이스·미디어 스튜디오·데이터랩이 융합된 ‘창업 허브’로 탈바꿈해야 한다. 하드웨어 프로토타이핑부터 AI 모델 파인튜닝까지 한 공간에서 실행할 수 있어야 실패 비용이 급감한다. 

셋째, 행정과 평가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 교과별 ‘완성된 답’을 요구하는 대신, 학기 말에 개최되는 ‘스쿨 데모데이’에서 팀별로 실적과 학습 저널을 공개하고, 동료·교사·외부 심사위원이 함께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AI 시대의 학교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복잡한 현실을 모의실험하는 것이다. 창업은 그 최적의 시뮬레이션이며, AI는 모든 학생에게 그 기회를 균등하게 배포하는 촉매제다. ‘school company’ 모델이 보편화될 때, 우리는 시험 성적이 아닌 혁신과 협력의 기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졸업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피드백, 그리고 작지만 실제 변화를 만들어 낸 ‘프로젝트 로그’가 될 것이다. 이것이 AI 시대에 학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이자, 교육이 사회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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